메가박스 코엑스가 슬슬 단골이 돼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극장이 낮에는 워낙 한산하기도 하고요. 이러다가 이제 1위 관객수가 일평균 1만명 이하로 떨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군요. 일단 요사이 1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영화 <인비저블맨>을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조금 늦게 관람했습니다. 예전 '투명인간'을 소재로 한 영화처럼 뭔 약 먹고 몸이 투명하게 변해서 왔다갔다 하며 범죄를 저지르는 것 아닌가 했는데, 일단 그건 아니더군요. 투명인간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조금 신기하고 새로웠습니다. 배우 엘리자베스 모스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데 쉼없이 달리고 맞고 내쳐지는 장면이 많았음에도 지치는 기색 없이 끝까지 달려갑니다. 이 배우, 그냥 그렇고 그런 배우로 봤었는데, 다음 차기작이 기다려질 정도네요.
유명한 광학박사로 부와 명예를 가진 남편 애드리안과 함께 사는 여인 세실리아가 있습니다. 분명 행복해 보일 테지만, 하루빨리 집착하는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견딜 수 없습니다. 때를 잘 잡았죠. 언니 에밀리의 도움으로 남편으로부터 도망쳐 나오는데 성공합니다. 남편은 그런 아내가 없이는 견딜 수 없었는지 허무하게 자살로 생을 끝내고 말지요. 그런 남편은 아내에게 5백만 달러라는 거금을 유산으로 남깁니다. 일단은 살아야겠기에 그 돈을 받은 세실리아. 이제 새출발을 하려나 했는데, 자꾸 주변에서 남편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분명 남편은 죽었고, 변호사를 통해 시신 사진까지 확인했는데, 아무래도 남편으 죽지 않은 것 같아 세실리아는 점점 더 불안해집니다. 결국 그녀의 주변에서 벌어져서는 안 될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다들 남편이 죽었는데, 무슨 헛소리를 하냐며 그녀의 불안을 애써 무시합니다. 세실리아는 이제 주변에서 왕따를 당하기 시작하지요.
제목에도 썼지만 이 영화 <인비저블맨>의 주요한 볼거리는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공포'입니다. 예전 '투명인간'을 소재로 한 영화들도 그랬지만, 상대가 전혀 보이지 않는데 아무데나 무기를 휘두를수도 없는 노릇이고, 조용해진 가운데 청각이나 혹은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상황이죠. 이런 종류의 영화를 볼 때면 관객들의 청각이나 촉각 역시 곤두서기 마련입니다. 그러다가 이 보이지 않은 상대가 쨘~ 하고 나타나면 깜짝 놀래키는 음악과 함께 그 공포는 배가 되고요. 영화 <인비저블맨>도 그러한 방식을 어느 정도 따르고 있습니다. 기시감은 좀 있지요. 그런데 투명인간의 캐릭터를 만드는 방식이 꽤 그럴사합니다. 약 먹고 괴로워하며 몸이 점점 투명하게 변하는 그런 과정은 아예 싹 걷어내버린 과감함도 인상적이고요. 투명인간 캐릭터 하면 으례 그러려니 했는데, 아니어서 신선했습니다.
15세 관람가답게 수위는 약간 센 정도입니다. 투명인간이라고 해서 미친듯이 누군가를 베고 짜르고 찌르는 비주얼이 늘 등장하라는 법은 없죠. 불가피하게 꼭 표현해야 하는 장면은 그냥 피가 조금 튀기는 정도로만 처리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진 않습니다. 세지 않은 비주얼로도 충분히 공포감을 주고 있는 영화 <인비저블맨>에도 단점은 분명 있습니다. 저예산 호러영화이기에 곳곳에서 좀 투박한 느낌이 들기 마련이고, 러닝타임을 10~15분 정도 줄였으면 어떨까 싶게 좀 늘어지는 부분도 있구요. 하지만,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공포' 부분에서는 요사이 등장했던 같은 부류의 영화 중 다섯 손가락 안에는 꼽히지 않을까 싶게 몰입감은 참 좋았습니다. 배우 엘리자베스 모스는 촬영 동안 좀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데, 다음 차기작에서는 밝고 편안한 분위기의 작품을 했으면 좋겠네요. 그냥 그렇고 그런 투명인간 소재의 영화인 줄 알고 봤다가 생각 외로 재미지게 봤던 영화 <인비저블맨>이었습니다. 요런 시국에 개봉해서 많은 분들이 보지 못하니 수입사 입장에서도 좀 안타깝겠네요. 아니다, 유니버설이니 직배겠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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