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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영화/최신영화

[영화리뷰] <싱크홀> _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재난영화 (CGV용산아이파크몰 일반시사회)

by 거.짓.말. 2021.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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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만의 시사회였는지 말이죠. 제가 당첨된 것도 아니고, 아는 지인이 시사회 당첨됐다고 같이 가자고 한 거였긴 하지만요. 암튼 개봉이 아직 열흘 가까이나 남은 영화 <싱크홀>의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코로나 시국이긴 하지만 거리두기 좌석을 제외하고 거의 꽉 찼었네요. 조금 불안하긴 해서 영화 보는 내내 마스크를 꼭 끼고 관람했으니 별일은 없었겠죠 뭐. 갔다와서 손소독도 꼼꼼히 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깨끗히 씻었습니다. 아이고, 영화 외적인 얘기만 너무 많이 했죠 서두에. 암튼 이 영화 <싱크홀>은 재난영화로서 썩 큰 매력이 보이지는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예전에 <엑시트>를 정말 재미지게 봤었는데, 자꾸 그 영화가 떠올라 비교가 되니 말 다 했죠.

 

 

 

 

 

 

 

부실공사로 인해 한 빌라가 통째로 싱크홀에 빠져 버립니다. 부실공사와 싱크홀의 연관관계가 조금 애매하긴 했고, 이게 그 애매함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부실공사의 흔적은 계속해서 발견되는데, 왠지 입주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더군요. 제대로 재난을 당해봐야 정신을 차릴까 싶을 정도였으니까요. 암튼 꽤 긴 시간동안 배우 김성균을 비롯해 차승원, 남다름, 정영숙, 권소현, 김재화 등의 배우들이 등장하며 집에 대한 각자 캐릭터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것 역시 썩 마음에 와닿진 않았고, 그저 빨리 싱크홀이 나타나 스펙터클하면서도 긴박한 상황을 보여주길 바랬으니까요. 나만 나쁜 놈인 건가요?!

 

 

 

 

 

 

 

이 영화가 소위 말하는 텐트폴 영화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냐고 묻는다면 저는 대답을 조금 주저할 것 같네요. 만약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엑시트> 정도는 아니더라도, 손해는 만회할 수 있을 정도의 관객은 동원했을 것 같으니까요. 스토리는 평이하고 캐릭터들도 평면적이라 뭔가 빵 터지는 맛이 없이 그저 재난을 당하고 재난 속에서 우정과 사랑이 싹튼 후 어렵사리 구출되는 과정이라고 어렵지 않게, 아니 관람 전부터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정말 그대로 전개되는 것을 보고 저도 각본을 써도 되겠구나 싶어 내심 놀랐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 <싱크홀>은 점점 진화해 가는 관객들의 영화적 갈망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 보입니다. 차라리 여름에 개봉하지 말고 추석때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어찌됐든 재난으로 인해 헤어진 가족이 만나고, 어려운 가운데 남이었던 남녀가 가족을 이루기도 하니까요. 하긴 뭐, 가족이라는 소재는 사시사철 어느 계절에라도 통용되는 소재긴 하겠지만요.

 

 

 

 

 

 

 

배우 차승원은 초반 껄렁껄렁 등장하는데, 알고 보니 홍반장같은 캐릭터였습니다. 여기 혹시 차승원 나오는거 아냐 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니, 이런 개그코드 역시 장면보다 먼저 읽혀져 헛웃음은 나왔을지언정 영화적 재미까지 연결되지는 못했네요. 배우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요. 배우 김성균을 비롯해 이광수, 김혜준, 남다름까지 재난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 남기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사실 이들이 그렇게 절박해 보이진 않는 것도 이 영화 <싱크홀>의 큰 패착입니다. 살기가 조금 불편할 뿐이지 그 안에서 한동안 살아도 큰 문제가 될 것 같아 보이진 않았으니까요. 때문에 결말부 이들이 구출되는 장면은 판타지로 보일 정도로 비현실적인 구조 장면이라 재난영화 고유의 긴박함과 아슬아슬함을 잃어버리고 말았네요. 저만 이렇게 본 건가요..;;

 

 

 

 

 

 

 

이 영화 <싱크홀>을 연출한 김지훈 감독은 어찌보면 재난영화 전문 감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작들만 봐도 잘 알 수 있죠. <타워>나 <7광구>같은 작품은 재난영화들이었지만, 평가가 썩 좋지 못했죠. 특히 <7광구> 같은 작품은 거의 망작 수준의 판정을 받기까지 했으니까요. 어찌보면 한국의 롤랜드 에머리히 같은 감독이겠군요. 그렇다고 이 감독이 재난영화를 통해 평가가 박했던 것은 아닙니다. 이 감독의 필모에 <화려한 휴가> 같은 걸출한 수작도 들어가 있으니까요. 기복이 좀 심한 감독이라 해두죠 뭐. 암튼 이 영화 <싱크홀>은 김지훈 감독의 필모에서는 평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이도저도 아닌 좀 애매한 재난영화로 말이죠. 재난영화 장르를 꽤 좋아하는 저인데, 이상하게 이 영화에는 박하게 평을 하게 되는군요. 보는 내내 손에 땀 한번 맺히지 않았으니 그럴 법도 하겠습니다.

 

 

 

 

 

 

 

이 영화 <싱크홀>에서 코미디를 담당하고 있는 배우 이광수는 웃기긴 한데, 이광수 특유의 쾌활하면서도 2% 모자란 듯한 분위기는 이 영화 안에서 살아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 영화는 배우들이 못해서 그런 건 결코 아닙니다. <엑시트>가 없었다면, 그리고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좀 더 재미지게 봤을 수도 있었을 것 같았지만, 때가 때인지라 영화 자체가 더 빛이 바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저는 이 영화 막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았고요. 별 다섯개 만점에 별 두개 주겠습니다. 같이 간 지인이 마침 같은 시간에 시작하는 <프리 가이> 시사회도 당첨됐었더군요. 거기 갈래 아님 <싱크홀> 볼래 택하라고 했었는데, 자리가 좀 안 좋아도 <프리 가이> 볼걸 그랬습니다. 제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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